사례 ③ 딸내미랑 행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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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d211t000155_72dpi(아빠는 연구소로 올라오질 않으셨습니다. 딸내미와 엄마를 태워다주고 주차장에서 쉬다가 다시 태워가는 분이셨지요. 그런 분이 어느 날부터는 연구소에 올라왔습니다.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음에는 이모할머니(babysitter)를 태워오셨지요. 딸래미와 접촉시간이 가장 많은 분이었으니까요. 그 다음에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도 태우고 오셨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사셨으니까요. 엄마의 간곡한 설득 더하기 아이의 변해가는 모습 덕분이었을 겁니다. 이 같은 온 가족의 노력으로 그들은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행복한 딸래미!! 극우뇌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께 드리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엄마, 행복해’
며칠 전 딸내미가 엄마 옆에 와서 눕더니 하는 말입니다.
저도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엄마도 행복해, 정말…’

작년 12월이니까 7달 전이네요. 성남연구소에 처음 찾아간 것이… 딸래미 키우기가 너무나 힘들고, 어찌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저의 직장생활과 양립하기도 어렵고… 탈진상태였습니다.
네이버에서 우연히 본 ‘극우뇌’ 스토리에 이거 비슷한 거 같은데 설마? 필자인 소장님을 찾아갔죠. 검사 받아보니 딸내미가 극우뇌라 하시더군요.저는 균형, 아빠는 좌뇌… 저와 아빠는 조용, 차분… 이런 부부가 살면 집이 적막강산이라 하셨는데… 그렇게 조용히 살다가 딸내미의 악다구니ㅠㅠ에 지친 저로서는 극우뇌면 이렇게 계속 적응 안 되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ㅠㅠ 충격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딸래미는 젖먹이 때부터 울음소리가 우렁찼습니다. 목소리만 큰 게 아니라 뭐가 그리 한 맺혔는지 악을 쓰며 울어대고, 잠도 안 자고 칭얼거리고, 불만에 가득한 아기였지요. 자라면서도 단 1분도 혼자 조용히 있는 적이 없었습니다. 반짝거리는 거든 부스럭거리는 거든 뭐든 흥미로운 걸 쥐어주어야 하고, 친척모임이라도 가면 어찌나 낯을 가리는지 음식점 밖에까지 들릴 만큼 얼굴이 시뻘개지도록 울었죠.
저는 들쳐 업고 제일 구석으로 가서 안아주고 달래고…를 한두 시간씩 해도 그칠까 말까 하는데, 친척 분들은 저 집은 자기 애를 왜 저렇게 달래지를 못하나… 그런 표정이었습니다. 친척모임 안 갔으면 좋겠구만 그럴 수도 없고.

그래도 너댓 살까지만 해도 애들은 원래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요, 유치원도 가고 여섯 일곱 살 되어서 보니, 다른 집 아이들은 얌전하게 앉아 있기도 하고, 엄마가 시키면 학습지를 풀기도 하고, 엄마가 혼내면 무서워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우리 집은 전혀 포기상태인데…

그래서 극우뇌라 말씀 듣고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는데요, 저희는 2주에 한 번 정도씩 성남으로 가서 상담도 받고 놀이도 했습니다. 극우뇌가 어떤 특성이 있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그게 구체적으로 뭘 어째야 하는 건지… 그리고 우리 아이의 경우에 뭘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할지를 배웠습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작년 겨울에 최악의 분노와 우울, 반항 딸내미가 되어 있었던 원인은 엄마의 애정부족도 있고, 더하기 7-8세에 시작했던 학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날나리 엄마의 계획으로는, 7살이 되었으니 학원 스케줄을 짜서 여기저기 보내면 엄마가 돌봐주지 않아도 심심하지 않게 지내겠지. 그리고 이 정도 학원은 모든 아이들이 가던데…
딸내미 본인도 처음에는 호기심을 보이며 가겠다고 했지요. 영어, 피아노, 바이올린, 수영, 학습지, 국어/수학, 무용 정도인데 사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더 많은 것도 아니었던 거 같은데…

그런데 몇 달 후에는 이런 학원을 모두 안 다니겠다 하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딸내미 고집에 안 한다는 걸 하게 할 수는 없는데 어떻게는 꼬셔서 다니게 해야 하지 않을까, 네고를 하고 실랑이를 하면서, 최소한 이 정도는 해야 대학은 갈 수 있다는데 벌써 진도가 늦었구나 생각을 하며 불안하고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소장님 말씀에 의하면, 극우뇌 아이들은 억지로 뭘 시킬 수가 없으니, 자기가 하겠다는 걸 하게 해주라고 하시더군요.(그렇게 들었는데 맞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래서 첫날 상담받고 건물을 나서면서 딸냄아… 소장님이 너 **학원은 안 하고 싶으면 다니지 말고, TV는 보고 싶으면 보라고 하시는데 그렇게 할까? 하니까, 딸내미가 너무나 행복한 표정을 하면서 좋아서 펄쩍펄쩍 뛰더라구요. 그래 그렇게 좋아하는 걸 왜 굳이 못하게 했지? 싫어하는 걸 왜 굳이 시키려고 했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도 불필요한(?) 욕심을 버리는 과정은 계속되었습니다. 육아에 대해 깨닫게 된 진리는, 자기 경험만 가지고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고 하는 주장들이 참으로 무책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훈육을 하고 따끔하게 혼내주고… 매일 규칙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게 하고 예습이 좋고, 복습이 좋고, 무슨무슨 과목과 독서를 해야 하고… 뭐 어느 아이에게나 그렇게 된다면 좋겠죠. 그러나 그렇게 시키는 대로 잘 따라오면서 본인도 행복하고 잘 맞고 그런 아이들이, 있긴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닐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억지로 하더라도 불행한 아이들도 많을 거구요.

특히나 우리 딸내미 같은 아이들은 아무리 억지로 시켜도 안 해버립니다. 그러면 무섭게 윽박질러서 아이를 이기고… 강제로 시키겠다 하실 분도 있을 겁니다. 저희도 소장님 뵙기 전에 갈팡질팡 할 때면, 아니 아이가 지 맘대로 하게 놔두는 게 말이 되느냐, 바른길로(?) 잡아주어야 하지 않느냐 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1시간을 울려본 적도 있고, 억지로 부모 원하는 대로 한 적도 많았으니까요.
결과는 아이 표정이 말해줍니다. 눈빛이 엄청 무서워지고 ㅠㅠ 세상에 불만이 가득한 표정, 복수할 거야. 말도 표정도 복수의 화신 ㅠㅠ 카톡 이모티콘 중에 불이 화르륵 하는 거 있는데요, 그냥 그 상태로 불덩어리 걸어 다니십니다. 그 상태로 뭘 더 시킬 수도 없고,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다른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뱀의 뇌에게 말하지 말라’라는 책이 있는데요, 사람의 뇌도 가장 속에 있는 뇌는 파충류 수준이랍니다. 자신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느끼면, 공격성 외에는 아무런 합리적인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면, 그 이후에야 고차원적인 뇌가 작동을 하게 되고, ‘고차원적인 뇌‘께서는 드디어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하고, 공부하고, 운동하고, 예술도 하면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요새 느끼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딸내미가 그 동안 엄마가 늦게 귀가해서 엄마랑 놀지 못한 욕구불만, 가기 싫은 학원은 가라고 하고, 하고 싶은 놀이는 못하게 한 욕구불만, 자기를 기분 나쁘게 한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 대한 복수심, 이런 억울함과 한(?)이 있었나봅니다.
이 모든 것을, 소장님께서 시키신 대로, 모든 가족들이 합심해서 말하고, 행동하고(하려고 노력하고), 연구소 가서 배운 대로, 일러주신 대로 놀아주면서, 활동하고 하면서 많이 떨어내고 해소하고… 그랬습니다.

그런 후에는 차차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을 알아가고, 행복해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고 즐거워하고… 물론 중간에 친구가 새치기해서 등등, 친구 학교 등등, 스트레스 좀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바이올린 싫다고 그만 한다고 했을 때, 새로 시작한 플롯을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제는 플롯선생님께서 가르쳐준 대로 꼭 하려고 노력한답니다.
집중력 있다고 칭찬받고, 학교에서도 사자성어를 상황에 맞춰 문장을 잘 만들었다고 칭찬받고, 진짜로 예상치 못한 발전을 했답니다, 저번 주부터는 방과후학교에서 배운 그림판으로 웹툰을 그려서 프린트하여 친구들에게 보여주네요. 저도 그림판 쓸 줄은 압니다만 칸 그려서 이야기 지어내서 인물을 도형으로 그려서… 마지막에 웃기는 유머와 반전도 있는 웹툰 그런 거 못 만드는데요, 딸내미가 작가처럼 멋지지는 않겠지만, 자기가 신나게 뭘 만들면서 행복해 하고 뿌듯해 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합니다.

맞춤법은 좀 틀립니다만^^ 특히 ㅐ하고 ㅔ는 거의 거꾸로 쓴답니다. ’가제는 개 편’이라고 하네요^^ 이것도 뇌 특성이라 하셔서… 그냥 마음 비웁니다. 저거 고쳐보겠다고 2-3년 잡고 싸우고, 문제집 시키고, 사이 나빠지고… 그래도 좋아질 리는 없고… 이런 거보다는, 그냥 놔둬도 2년 후 결과는 같다는 것이지요.

철자법 때문에 알게 된 부분이 극우뇌 아이들에게 ADHD, 난독증이 겹쳐서 나타나거나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요, 난독증 아이들의 사례 책, 기사를 읽다보면 공통적인 것이, 초등 1-3학년부터 학습능력 때문에 자존심이 낮아지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심지어 난독증 진단받고 클리닉을 다녀도 큰 진전이 없다. 그러다가 자기가 어떤 계기로 스스로 집중적으로 미친 듯이~ 노력을 하여 극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본인이 하고 싶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시키면? 안합니다. 청개구리이니까요 ㅠㅠ

아이들이 부모 하자는 대로 안 따라와서 억장 무너지시는 분들께 팁을 공유하고픈 게 있는데요. 딸내미도 ‘밥 먹자’ 하면 안 옵니다. 자기가 지금 관심 있는 거, 색깔 말놀이를 하던 중이었다면, 분홍색~ 흰색~ 초록색~(리듬타면서)이러면서 몸동작도 하면서… 게임하듯이 같이 식당으로 옵니다. 아이는 게임한다고 생각합니다. 식탁에 앉은 후에도요… 그런 다음에 좋아하는 음식을 보면서 빨간색~ 놀이를 하거나… 스리슬쩍 입으로 숟가락이 들어갑니다. 그럼 식사도 이어지더라구요. 뭘 하게 하고 싶으시면 이런 식으로 슬쩍… 그걸 굳이 XX해라 라고 하는 순간 ‘안 해! 싫어!’ 이렇게 되거든요.

하여간 요새는 뭐 하나도 다 칭찬해주고… 예뻐해 주고… 엄마도 집에 전보다 일찍 오는 편이고(본인 이해 덕분에 직장도 더 마음 편해지고^^)… 자기가 수학 학습지 하겠다 하더니 스스로 숙제를 하기도 하고… 그러나 또 다시 안 하겠다고 해서 그래 하지 마라… 뭐 이러고 있습니다만.

결론은 참으로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딸내미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배우는 재미를 알아가고, 자기가 선택한 것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물론, 학교라는 제도 자체가 우리 아이에게는 속도나 방법이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자체 대안을 고민 중이긴 하지만, 참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가 말을 잘 듣게 되어서라던지 학교에 잘 따라가서 좋은 것은 아니고요, 욕심을 버리고 행복을 찾아서 좋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숙제일 거 같지만요.

사랑으로 딸내미를 아껴주신 소장님, 연구원님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제 좀 살 거 같습니다.^^ – 공부하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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